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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매거진

고향사랑기부제의 길, 한일 소멸지역 리더가 만나다 - Ep.01

  • 2023.06.22
  • By 콘텐츠팀

올해 1월 1일부터 우리 정부는 고향사랑기부제를 시행했다. 지방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소멸을 막고 지역발전에 도모하고자 현재 다양한 지자체가 고향사랑기부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실 모든 제도의 시행 초기에는 우려와 아쉬움, 응원과 희망의 목소리가 공존한다. 고향사랑기부제 역시 이를 피할 수 없다는 것도 현실이며, 보완해 간다면 충분히 변화가 가능하기에 우리에게는 본보기가 필요하다.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은 고향사랑기부제와 비슷한 ‘고향납세 제도’를 10년 전에 시행해 현재 활발히 운용 중이다. 만약 일본의 사례들을 상세히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만의 고향사랑기부제 전략을 세운다면 일본의 10년을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  

대한민국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앞둔 2022년 11월 28일,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고민하고자 일본 최대의 기부 모금 단체인 피스윈즈재팬의 오니시 켄스케 대표와 우승희 전라남도 영암군수가 만나 대담을 진행했다. 사회적기업 공감만세의 고두환 대표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 본 대담 속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

 

【 대담 참석자 】
사회자 고두환(사회적기업 공감만세 대표)
대담자 오니시 켄스케(피스윈즈재팬 대표), 우승희(전라남도 영암군수)

 


 


▲ 오니시 켄스케 피스윈즈재팬 대표 (좌), 우승희 전라남도 영암군수 (우)

 

 고두환 대표(이하 고두환)   오늘은 피스윈즈재팬의 오니시 켄스케 대표와 우승희 영암군수께서 고향사랑기부제가 어떻게 인구소멸지역이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발전의 실마리를 찾아 나설 수 있는지 대담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각 대담자께서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오니시 켄스케(이하 오니시 켄스케)   안녕하세요 오니시 켄스케입니다. 저희 피스윈즈재팬은 고향납세 지정단체로서 특히 유기견 보호로 매년 100억원 규모의 모금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1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죠. 인구 소멸 지역에서 고향납세 기금사업을 진행할 경우 주로 경제적 자력갱생에 맞추어 추진하고 있는데, 영암군도 이런 형태로 전략 수립을 하면 좋겠습니다.

 우승희 군수(이하 우승희)   안녕하세요. 우승희입니다. 저는 광주전남 최연소 자치단체장으로 7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영암은 지방소멸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어 고향사랑기부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오니시 켄스케 대표님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고두환   피스윈즈재팬은 고향납세 제도를 활용해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오니시 켄스케   한때 히로시마현이 연간 유기견 살처분 횟수 1위를 달성하고 있었어요. 매년 유기견 2,800마리를 살처분했죠. 저희는 이를 막고자 쉘터를 만들었고 고향납세 사업을 시작하여 1,000일 안에 살처분 횟수 0회(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970일 만에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살처분 대상이 된 강아지들을 구출하여 재해지역에 투입될 구조견 양성을 시작한 덕분이죠.

 

* 피스윈즈재팬(peace winds japan)은 국제재난구호 단체로 1996년에 설립되었다. 일본 내 토종 비정부 기구 중 가장 큰 규모로 성장한 단체로 유기견 보호 활동으로 유명하다.

피스윈즈재팬의 유기견 보호 사업인 ‘피스완코재팬’(peace wanko japan)은 살처분 현장에서 구조된 유기견들을 3년 간의 교육훈련을 통해 재해지역의 구조견으로 적응시키는 사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히로시마현에서는 2011년에 8,430마리의 유기동물을 살처분했으나 6년 뒤인 2016년에는 단 한 마리의 유기동물도 살처분하지 않았다.

 


▲ 과거 살처분 대상이었던 히로시마현 유기견이 현재 재해지역 구조견으로 활동 중이다 ⓒ피스윈즈재팬

 

 우승희 군수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오니시 켄스케   신속히 진행한 것이 주요했습니다. 반대하는 분들이 목소리를 내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죠. 상당히 유효한 전략이었습니다. 외무성 자금을 지원받아 재해 피해에 대응하는 ‘재팬 플랫폼’을 만든 적이 있는데, 그때도 외부의 방해를 받기 전에 빠른 속도로 진행했던 게 도움이 됐습니다.

 

 고두환   유기견 살리기 프로젝트를 통해서 모금한 액수가 어느 정도 되었습니까?

 오니시 켄스케   금액은 대략 400~500억 원을 모금했습니다. 저희가 모금된 금액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현장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공개하자 기부가 더욱 늘었습니다. 덕분에 히로시마현뿐 아니라 다른 현에서도 활동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생겼죠.

 

 고두환   해당 프로젝트가 지역사회의 변화로 이어지진 않았나요?

 오니시 켄스케   유기견 문제와 별도로 재난 의료와 지역 의료를 함께 고려했습니다. 단순히 지방의 의료 문제만을 강조하면 기부를 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그래서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을 때 파견되는 의료진에 관한 문제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뒤, 지역 의료에 대한 문제도 주목하게 만들어 해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고두환   고향납세 제도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신가요?

 

 우승희 군수   영암은 지방소멸지역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인구가 1만 명이나 감소했습니. 인구가 가장 많을 때는 13만 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5만 3,000명 수준입니다. 고향을 떠났던 분들이 돌아오셨으면 좋겠는데, 지방이 도시보다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 기정사실화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농촌에 살아도 도시보다 나은 삶은 꿈꿀 수 있어야 하며 문화적으로도 차별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문화적·삶의질 측면이 있는 동시에 거주자의 수가 적어지고 있어 자본주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의료 행위나 사회복지 측면에서도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7년간 병원 응급실이 없었고 산부인과와 소아과, 산후조리원이 없어 아이들이나 청년들이 성정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뒤따릅니다.

문화, 의료혜택에 대한 부분이 없어 아이들을 키우는 조건이 안 됩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인근 도시지역으로 떠나게 됩니다. 정주 여건을 만들려면 하나의 방법으로는 안 되고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오니시 켄스케   대도시에서 지방지역을 기부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역의료 여건 개선으로 기부를 받는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도 지역에서 재난의료팀이 지역에 머물면서 위급 시에는 도시에 파견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홍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저희가 고민하고 있는 사업 아이템은 ‘위성사무실’입니다. 스타트업 등을 위한 위성사무실을 지방에 마련하여 해당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아이템이죠. 이러한 아이템이 인구소멸지역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는 기존의 지자체 예산으로는 부담하기 힘들지만 고향납세를 통해서라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지역투자로서 지자체가 기부금을 사용하는 것이죠.

 


 

▶ 대담은 "고향사랑기부제의 길, 한일 소멸지역 리더가 만나다 - Ep.02"에서 이어집니다.

 

※ 참고 자료
·
[ET시론] '고향사랑기부제' 정착돼야

· 영암군, 고향사랑기부제 날개달고 ‘훨훨’

· ‘피스윈즈재팬’의 실험,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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