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매거진
고향기부제, 임업 활성화에 활용해야
- 2023.09.14
- By 대외협력팀
일본에선 아웃도어 회사 몽벨이 고향납세 플랫폼을 운영한다. 이 플랫폼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준비한 산림 관련 프로젝트나 답례품을 중점적으로 소개해 산림에 관심이 큰 이들의 기부를 유도한다. 나가노현 아즈미노시(市)는 지역 등산 명소인 ‘북알프스 파노라마 긴자’의 화장실을 친환경적으로 교체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목표액인 500만엔을 훌쩍 넘는 690만엔을 모금했다. 아즈미노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부자들에게 몽벨 한정판 물병과 방수가 되는 등산로 지도 등을 답례품으로 제공했다.
고향사랑기부제(고향기부제)와 산림자원을 접목하면 지역 산림자원 홍보, 관계인구 증대, 산림 관련 일자리 창출 등 ‘일석삼조’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같은 노력이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10일 대전KW컨벤션에서 ‘고향기부제와 연계한 임업분야 활성화 방안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과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 산림청,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 한국지방자치학회 고향기부제특별위원회가 함께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산림·임업과 고향기부제 연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입을 모았다. 친환경적인 이미지로 다른 답례품들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어서다. 도시민들의 ‘힐링’ 수요가 커지는 점도 기회요인이다.
하지만 아직 고향기부제와 산림·입업 연계 노력은 부족한 게 현실이다. 현재 고향기부제 접수 플랫폼인 고향사랑e음에 등록된 답례품 중 임산물은 버섯류 189개, 산나물류 7개에 그친다. 목공예품도 도마류 33개에 불과하다. 노수동 공감만세 고향사랑연구소장은 “관광상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원목도마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등 1회성 체험에 그치는 점이 한계”라고 지적했다.
대조적으로 일본에선 단순 임산물과 가공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간다. 효고현 미타시는 3만엔 이상 기부자들을 대상으로 고사리와 이끼 등을 이용한 테라리엄 워크숍을 진행하고, 사이타마현 기타모토시는 1만5000엔 이상 기부자들에게 가이드와 함께 산림 테라피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또 다른 지자체는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일대일로 목재 조명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구상해 여느 ‘원데이 클래스’와 차별화를 꾀했다.
일본은 이처럼 독특한 답례품으로 고향납세 모금을 유도할 뿐 아니라 고향납세를 활용한 산불 피해 복구 프로젝트를 만들어 환경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의 기부도 이끌고 있다.
국내에서 산림·임업과 고향기부제를 연계할 방법으로는 그루경영체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그루경영체는 지역 고유 산림자원을 활용해 창업하고자 하는 5인 이상 주민들이 조직하는 단체로, 입업진흥원으로부터 교육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임산물 가공, 산림 관광자원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데 아직 고향기부제와 연계는 미흡하다. 현재 381개 그루경영체 중 고향사랑e음에 답례품을 등록한 곳은 2개뿐이다. 노 소장은 “소규모 그룹경영체는 답례품 기준을 충족하기 쉽지 않고 방법도 잘 모른다”면서 “임업진흥원이 인증을 부여해 답례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지역별로 그루경영체를 관리하는 그루매니저와 지자체 고향기부제 담당자 간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몽벨처럼 산림 전문 고향기부제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권선필 목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고향기부제는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뿐 아니라 지역 기반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지역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등 복잡한 활동이 요구된다”면서 “공무원에게 모든 역할을 부여할 게 아니라 역량 있는 민간이 플랫폼을 구축해, 다양한 주체의 참여와 활동이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 농민신문
날짜 : 2023년 7월 10일
►기사 전문보기 : https://www.nongmin.com/article/202307105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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