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매거진
광주극장 100년 관객 아카이브, 상영관 - 정애화 #2
- 2024.07.19
- By 콘텐츠팀
▲ 광주극장을 소재로 그림책 『나와 광주극장』을 발간한 정애화님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는 오래된 단관극장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100년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영화를 상영하는 광주극장이죠.
광주극장은 일제강점기에 개관하여 우리 민족의 문화·예술을 지키고, 경연 및 야학 등 집회 장소로도 쓰이며 교육 계몽운동에도 이바지한 소중한 장소입니다. 현재는 영화 산업 미래를 위해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으로서 ‘문화예술지킴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광주극장에서 영화 100편을 관람한 관객을 인터뷰하고 기록하는 광주극장 100년 관객 아카이브, 항상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 관하여, 약칭 <상영관>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광주극장이 전해온 관객들의 생생한 이야기 속으로 함께 빠져 보시죠! :)
지난 인터뷰 보기 ▶ 광주극장 100년 관객 아카이브, 상영관 - 정애화님 #1
전국 유일 단관극장, 광주극장은 광주 동구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사업 '광주극장 100주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향사랑기부제란?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 외의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10만원 이하 100%, 10만원 초과 16.5%)와 함께 답례품(기부액의 30% 상당으로)을 받을 수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 제도
"이상하게 나는 서울 같은 데를 가도 광주극장 가고 싶다, 그런 생각이 문득 나곤 해요.
이상하지. 외국에 가도 마찬가지고."
- 정애화 님 -
▲ 저서 『나와 광주극장』을 소개하는 정애화님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
Q. 출간하신 그림책 『나와 광주극장』은 어떤 의도로 구상하셨나요?
처음 계기는 광주극장 간판이었어요. 사실 그림을 못 그리려서 안 하려고 했는데, (광주극장) 진아 씨가 한 번 그려보라고 했어요. 박태규 선생님께 배울 수 있다고요. 처음에 <보이후드>를 그렸는데, 다들 칭찬해 주시더라고요. 그 말에 속았죠. (웃음) 그리고 어느 날, 미술가 모지스 할머니에 대한 강연을 들었어요. 일흔 여섯 살에 그림을 시작해 백 살까지 전시를 하신 분이죠. 강연자 분이 '정애화 선생님도 안 늦었다'고 해주시더라고요.
그 이후부터 나는 노후에 '그림책 작가'가 꿈이라고 말하고 다녔죠.
지인이 데려가 준 그림책 프로그램에서 저는 제 인생에 대해 그림으로 말해야 했어요. 함께 간 친구가 네 인생에서 광주극장을 뺄 수 없지 않겠냐고 하길래 "그래 맞아, 광주극장 하면 내가 할 말이 많지!" 하고 자연스럽게 광주극장과 관계된 에피소드 열다섯 개를 하루 만에 썼어요. 그렇게 3개월 만에 그림책이 나왔죠.
▲ 2020년 시민간판학교에 참여 중인 정애화님1 (©광주극장)
Q. 극장 직원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묘사가 좋았어요. 인물을 관찰하실 때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시나요?
오랜 시간 지켜보면 서로의 진면목을 알게 된다고 생각해요. '하루 아침에 너를 이해하고 싶다' 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알게 되는 것을 좋아해요. 저는 따스한 사람을 좋아해요. 올바른 사람. 저도 그렇게 살아보려고 노력해요. 광주극장 직원분들은 다 착해. 내가 워낙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아요 :)
▲ 2020년 시민간판학교에 참여 중인 정애화님2 (©광주극장)
Q. 그런 선생님만의 시선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더욱 좋았던 것 같아요. 혹시 차기작을 구상하고 계시는지도 궁금해요.
이번엔 '나와 광주극장 영화들'이라는 주제로 말해보고 싶어요. 제가 속한 '20세기 소설영화독본' 모임에서 1년에 한 번씩 송년회를 해요. 그때마다 올해 영화 Best10을 선정하는데, 10년 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상하고 있어요.
Q. <보이후드>, <테스와 보낸 여름>, <슈퍼노바> 총 네 번의 간판학교에 함께 하셨는데, 그 작품들을 고르신 이유가 뭔가요?
그 해 <보이후드>는 제가 최고로 치는 영화고, 아녜스 바르다 감독전은 8편을 다 보았어요. 그래서 감독 얼굴 그 자체를 그리게 되었고, <테스와 보낸 여름> 도 특유의 따뜻함이 좋았어요. <보이후드>는 10년 동안 만들었다는 것도 대단한데 2시간 짜리 영화 한 편에 인생이 다 녹아 있다는 것이 좋더라고요. 아무래도 저는 따뜻한 영화를 좀 좋아하는 것 같아요.
▲(좌) <테스와 보낸 여름> 포스터 (©네이버 영화) / (우) 정애화님이 참여한 2020년 시민간판학교 결과물 (©광주극장)
Q. 바르다 감독전 이외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기획전이나 감독전이 있나요?
사실 제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음악으로 통한다' 콘서트였어요. 콘서트 후에 음악 영화를 보여주는 것도 좋았거든요. 딱 1년에 한 번씩 가족과 친구 가족이 다 같이 와서 봐요. 그리고는 20대 아이들과 함께 영화와 음악에 대해 마음껏 수다를 떨곤 했어요. '요즘 애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를 생각하곤 했죠.
Q. 확실히 극장이라는 공간이 콘서트장으로 기능할 때, 그만의 설렘이 있는 것 같아요. 2035년은 광주극장 개관 100주년 해입니다. 선생님은 그 때 어떤 영화를 보고 싶으신가요?
35년이라니, 몇 년 후야! 사실 그렇게 오래 살고 싶지는 않은데. 글쎄 저는 어떤 영화를 보고 싶을까요?...
그냥 이렇게 따뜻하면서도 유쾌하고, 기분 좋아지는 영화가 좋을 것 같아요. 예전에 보았던 <파리로 가는 길> 같은 것도 너무 좋고요. 올해 봤던 <스프링 블라썸>도 너무 좋았어요. 끝에 엄마한테 '엄마 내가 사랑에 빠졌어요'하서 막 펑펑 울잖아요. 그게 가슴에 와닿고, 뿌듯하고, 기쁘고, 설레는... 그런 느낌을 주는 영화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 상영관 : 항상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 관하여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
Q. 정애화 선생님께 영화란 무엇인가요?
영화란 가족 같은 것이에요. 보면 또 보고 싶고, 계속 같이 있고 싶고. 이상하게 외국이나 서울을 가도 '광주극장 가고 싶다' 그런 생각이 문득 나요.
직장 생활을 길게 하다보면 힘든 일도 종종 있잖아요. 그때마다 영화 한 편씩 보면 풀어져요. 영화 속에선 다양한 것,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만나잖아요. 예전에 비해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폭이 넓어졌어요. 어릴 땐 되게 편협했고 외골수라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말도 많아지고 오히려 열린 사고를 하게 된 것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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