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는 오래된 단관극장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100년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영화를 상영하는 광주극장이죠.

광주극장은 일제강점기에 개관하여 우리 민족의 문화·예술을 지키고, 경연 및 야학 등 집회 장소로도 쓰이며 교육 계몽운동에도 이바지한 소중한 장소입니다. 현재는 영화 산업 미래를 위해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으로서 ‘문화예술지킴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광주극장에서 영화 100편을 관람한 관객을 인터뷰하고 기록하는 광주극장 100년 관객 아카이브, 항상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 관하여, 약칭 <상영관>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광주극장이 전해온 관객들의 생생한 이야기 속으로 함께 빠져 보시죠! :)

"이상하게 나는 서울 같은 데를 가도 광주극장 가고 싶다, 그런 생각이 문득 나곤 해요.
이상하지. 외국에 가도 마찬가지고."

- 정애화 님 -

▲ 정애화님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

Q. 오랜 단골 정애화 선생님은 어떤 계기로 광주극장을 알게 되었나요?

고등학교 1학년 무렵이었어요. 월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학교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영화를 보여주다보니, 졸업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자주 방문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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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극장에서 최초로 보았던 영화도 기억하시나요?

<쿼바디스>(1973)나 <벤허>(1972)쯤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마차를 타고 달려가는 모습의 웅장함, 그런 것들에 굉장히 놀랐어요. 화면도 컸기에 더욱 그랬어요.
 

▲ (좌) <쿼바디스>포스터 / (우) <벤허> 포스터 (©키노라이츠)

Q. 광주극장에 대한 첫인상은 어떠셨나요? 지금과는 사뭇 달랐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우리가 단체로 왔었기에 관객석이 꽉 찼어요. 복잡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아이스케키를 팔던 사람도 있었던 것 같아요. 단체관람도 많았으니 수백 명 학생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죠. 지금은 '조금 썰렁하다', '이곳이 옛날처럼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 항상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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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따뜻한 관심으로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하며 근 1년 사이에 '100편 영화 관람'도 달성하셨는데요. 이렇게 꾸준히 광주극장을 찾게 되는 동력이란 무엇일까요?

다른 분들에게도 늘 말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이 가장 큰 동력이에요. 제 취향과 맞는 면이 있다고 해야겠죠. (중략) 의아할 수도 있는데, 저는 광주극장 영화를 다 봐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직장 다녔을 때도 그랬죠. 보고 싶은 영화는 휴가를 내서라도 보곤 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체력이 안 되니까 예전만큼은 못 봐요. 그래도 항상 1년에 200편 넘게 보는 것 같네요.
 

▲ (좌) <보이후드> 포스터 / (우) <스프링 블라썸> 포스터 (©네이버 영화)

Q.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깊은 인상을 주었던 혹은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된 영화는 무엇인가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광주극장에서 본 영화들은 거의 다 좋았어요. 지금 막 떠오르는 것은 <보이후드>네요. '긴 시간에 걸쳐 찍은 영화 속에 인생 한 편이 다 녹아있구나'. 싶어요. <유스>, <화양연화>, 최근 본 작품 중에는 <슈퍼노바>와 <테스와 보낸 여름>, <스프링 블라썸>이 좋았어요. 다른 사람들한테 이곳을 소개할 때, 다른 복합관에 가는 것보다 광주극장에 가면 다섯 편 중 아무 영화를 보아도 90점 이상은 된다고 권유하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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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언급하신 작품들이 선생님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게 공통된 것 같아요. (중략) 출간하신 그림책 『나와 광주극장』에서도 따뜻한 느낌이 고스란히 드러났구요. (중략) 어떤 의도로 구상하셨던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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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다음 이야기에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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